암에 못지 않게 무서운 질환이 있습니다. 늦가을로 접어들 때 우리를 위협하는 심혈관계 질환이 그 주인공입니다. 심혈관계 질환은 심장과,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 등 심장과 관련된 모든 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합니다. 보통 심혈관계 질환은 중년 남성에게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중년 남성보다도 폐경기 전후의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합니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심혈관 내막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동맥경화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심혈관계 질환은 이처럼 나이뿐 아니라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식습관이나 스트레스, 음주, 비만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중에서도 고혈압은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즉,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예방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침묵의 시한 폭탄, 고혈압
혈압은 여름이 되면 떨어졌다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10월 이후에 급상승합니다. 실외온도가 떨어지면 땀을 적게 흘리게 되고 말초 혈관이 수축하여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여름보다 수축기 혈압이 7mm Hg, 이완기 혈압이 3mm Hg 정도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고혈압은 혈관에 가해지는 혈액의 압력이 높은 것을 말하는데, 통계적으로 보면 유전, 성별, 나이 등 불가변적 요소와 잘못된 식습관, 과다한 소금(나트륨) 섭취, 운동 부족, 스트레스, 흡연, 비만, 과음, 특정 약물 등과 같이 가변적 요소도 있습니다.
고혈압은 보통 뚜렷한 증상이 없으며, 혈압이 높을수록 증상이 잘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야 자신이 고혈압임을 알게 됩니다. 이 때문에 “고요한 살인자’‘, ”침묵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리웁니다.
식생활, 생활습관 개선 등 지속적인 관리 필요
고혈압은 ‘완치하는’ 질환이라기보다 ‘관리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개선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중 규칙적인 운동은 혈관을 넓히고 탄력을 주는 데 좋은 방법입니다. 고혈압에 좋은 운동은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입니다. 단, 승부욕을 조장하고 과격한 축구같은 운동은 순간적으로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고혈압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식생활이므로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으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소금의 구성 요소인 나트륨은 체내에 쌓이면 몸의 수분을 끌어들여 혈액량을 증가시키므로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식이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보리, 율무, 현미, 콩, 조, 수수 등의 잡곡과 신선한 채소와 각종 나물과 과일 등을 충분히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